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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반가사유상의 제작 방법 연구 : 국보 78,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을 중심으로 = Casting Technique of Gilt-bronze Pensive Bodhisattva Statues: Korean National Treasures no. 78 and no. 83

상태
완료
저자
민병찬
출판/발간일
2016/01/01
출판사/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요약
별점
⭐️⭐️⭐️
유형
학술지

국문 초록

금동불이란 청동으로 만들고자하는 像을 주조한 다음, 겉 표면을 금으로 도금한 불상을 말한다. 인도, 중앙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불교가 성행하였던 아시아 전 지역에서, 기원후 1세기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만들어졌다. 따라서 육안을 통한 양식분별과 더불어 과학적 조사 방법을 통해 재료를 분석하고, 제작 방법을 파악해내면, 불상 연구의 기본이 되는 시공간의 특징을 객관적으로 얻어낼 수 있다. 금동반가사유상도 금동불의 하나로 동일한 제작방법으로 만들어졌으나, 반가사유라는 독특한 자세로 인하여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한 제작방법을 필요로 했다. 고대 금동불을 대표하는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을 비파괴성분분석(XRF), 감마선촬영, 3D스캔 등 현대의 과학 장비를 동원한 분석 방법을 통하여 구체적인 제작방법을 알아보면 좀 더 근원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고대 청동을 주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중국에서 기원하여 동아시아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分割鑄造法(piece-mould casting)과 터키 아나톨리아고원 혹은 중동지역에서 기원하여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지로 넓게 퍼져나간 蜜蠟鑄造法(lost-wax casting, 혹은 실납법失蠟法이라고도 함)이 있다.
국보 78호와 83호 두 상은 모두 쇠못(core pin)을 사용한 밀납주조법을 기본 제작방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내형토를 만드는 방법과 밀납을 입히고 조각하는 방법에서는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보78호 상은 머리와 몸체 부분의 내형토를 각각 따로 만들고 그 위에 얇은 밀납판을 입힌 후 대강의 형태를 조각하였다. 분리되어 있던 머리와 몸체 부분을 하나로 연결한 다음, 필요한 부분에 밀납 판을 덧붙이고 세부를 조각하여 밀납 조각상을 완성하였다. 이는 머리와 몸체 부분에 철심이 각각 들어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며, 이로 인해 이어붙인 목 부위 안쪽으로 청동쇳물이 침투해 들어가 거스러미가 생겼다. 얇은 밀납 판의 사용은 옷주름이나 장신구의 입체감을 떨어뜨리고 전체적으로 평면적인 느낌을 띄게 하였다.
국보83호 상은 몸체와 머리 부분의 내형토를 하나로 만들고 그 위에 밀납을 두껍게 입힌 다음, 조금씩 깎아내면서 밀납 조각상을 완성하였다. 철심이 머리부터 몸통까지 하나로 이어져 있고, 불상의 두께가 비교적 두꺼우며 옷주름, 장신구 등에서 입체감이 잘 살아있다.
국보78호 상은 매우 고운 진흙만을 내형토로 사용하였기에 청동 쇳물을 부어 넣을 때 틀 안에 들어 있던 공기가 외부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했다. 이것은 얇은 상의 두께와 더불어 청동 쇳물의 유동성을 크게 떨어뜨렸고, 수많은 주조결함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결함이 생긴 곳에 쇳물을 부어 재주조하거나 필요한 부분만을 별도로 주조하여 접합하는 등 고도의 수리기술을 이용하여 외관상으론 완벽한 조각상을 만들어냈다. 반면에 국보83호 상은 청동 쇳물이 잘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일정한 두께를 확보하고, 공기 배출이 쉬운 모래가 많이 섞인 내형토를 사용하는 등 처음부터 주조 실패 요인을 제거하였다. 주석 함량이 5%내외로 거의 비슷한 청동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쇳물의 유동성 확보, 내형토를 고정시키는 철심의 사용 방법, 쇠못(코어 핀)의 적절한 배치 등에 의해서 주조의 완성도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국보 83호상에 훨씬 발전된 주조 기술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