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카 후기

게재매체: 서울기록원 브랜드북, 아카이브다 블로그진, 아카이브랩 홈페이지&SNS(축약버전)
분량: A4용지 3장 이내
마감: 2022년 6월 7일
1.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사업은 서울기록원의 시민대상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자세한 사업소개를 부탁합니다.(서울기록원 어느 단위가 어떤 목적으로 주최하는지, 함께하는 단위(아카이브랩)은 어떤 곳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사업은 서울기록원에서 기록문화확산을 위해 운영하는 기록을 활용한 교육.문화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서울기록원에서는 아카이브에 관심있는 개인 또는 단체의 수요를 조사해 OSS를 활용한 기록관리 교육과 컨설팅 프로그램을 주최하고, 아카이브랩에서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진행해요.
2.
오픈소스는 어떤 의미이고, 활용된 오픈소스들은 구체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오픈소스는 소스코드가 공개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복제할 수 있고, 배포할 수 있으며, 수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통칭하는데요, 아카이브랩에서는 이에 대해 “무료 맥주(free beer)”가 아닌 “언론의 자유(free speech)” 개념이라는 설명을 종종 인용합니다.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는 주요 오픈소스는 오메카(Omeka) 인데요, 오메카는 박물관, 미술관, 기록관에서 활용하기 위해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온라인 기록전시 소프트웨어입니다. 기록전시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관리의 기능도 결코 다른 아카이브 시스템에 비해 부족하지 않아요. 하지만 오픈소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소스의 활용 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데요, 이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아무런 가이드 없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 외에 다른 기능이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개발과정이 필요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뜻 발을 들이기가 더욱 어려워 집니다.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무료로, 혹은 적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매년 함께 검토하고 있는데요, 감각적인 사진 전시 툴, 지도 기반 스토리텔링 툴 등 강력한 시각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도 만들어 공유하고 있어요.
3.
지난해에 이어 2년차 진행하고 있는데, 1년차때와 2년차때는 각각 어떻게 진행되었고, 누가 참여했으며,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세요.
전체적인 진행 방식은 1년차와 2년차 모두 비슷했던 것 같아요. 차이가 있다면 2년차에는 횟수가 한 회차 늘어났고, 그 만큼 조금은 여유 있는 일정을 기대했다는 것 정도일 것 같아요. 두 번의 프로그램에 큰 차이를 만든 부분은 아무래도 참여하신 분들의 구성인 것 같아요. 1년차, 2년차 각각 5팀이 참가해 주셨는데, 1년차에는 기관이나 단체 단위로 많이 참여해주셨고, 2년차에는 개인 단위로 많이 참여해주셨어요. 1년차에는 아무래도 기관이나 단체의 담당자분들이 많이 오시다 보니 전반적으로 아카이빙 주제가 업무와 관련된 것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기록을 정리하는 나름의 체계는 갖추어져 있었고, 이를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지, 서비스의 영역에 대해 고민하셨던 참여자분들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참여자 분들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보다는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해 결과물을 내셨는데, 물론 의미있는 좋은 결과물들이었지만, 오픈소스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어요. 2년차에는 개인 단위의 참여자분들이 많아지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기록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하고, 이걸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직 기록을 가지고만 있을 뿐 정리를 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메타데이터를 작성하는 것에서 부터 기록을 분류하고 기술하는 것 까지, 좋은 품질의 기록을 만들기 위한 과정들이 충분히 공유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나의 기록을 잘 관리하고 싶다’ 라는 니즈가 확실하게 있었기 때문인지, 관리의 체계를 잡는 것부터,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고,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등, 1년차에서 함께 고민했던 내용보다 훨씬 더 발전적인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어요. 1년차에서 2년차까지, 1년 만에 이 정도의 성장을 경험했는데, 만약 3년차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면 어느 정도의 성장을 또 한번 경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4.
참가자들이 구축해 낸 아카이브들은 전체로는 어떤 것들이고 그가운데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두 개 정도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1차 프로그램과 2차 프로그램은 각각 서비스 측면과 관리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결과물들이라 생각됩니다. 하나하나 모두 특별한 결과물이기에 무엇 하나 특정해 내는 것이 상당히 어렵네요. 1차 프로그램에서 구축된 아카이브들의 핵심은 오픈소스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툴킷을 탐색하고 적용해 보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ChronofloTimeline, Fotomat, Airtable, Curatescape 등 강력한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아카이브 툴킷을 활용한 결과물들이 인상적이었어요. 2차 프로그램에서 구축된 아카이브들은 탄탄한 메타데이터 구성을 기반으로 기록물을 잘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이상적인 아카이브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어느 정도 종속성이 있는 아카이브 툴킷 보다는, 자체적으로 기능을 구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오메카를 적극 활용해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
각 참가자들의 참여소감이나 성장? 변화 같은 것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면 몇 가지 사례를 공유해 주세요.
프로그램 기간 중 인상 깊었던 건, 참여자분들이 아카이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목표하는 바가 좋은 방향으로 확장되고, 성장했다는 점이었어요. 개인 소장용 아카이브를 만들고자 했는데 어쩌다 보니 대중과 공유하기 위한 아카이브를 만드는 작업을 하셨던 참가자 분도 계셨고, 아카이브를 통해 단순히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를 영리 수단으로 확장시켜 아카이브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구상하신 참가자 분도 계셨어요.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결과는 아무래도 ‘지속성’에 대해 참여자분들이 고민하게 되었다는 부분인 것 같아요. 1차 프로그램 이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만든 아카이브를 유지하고 있는 팀은 아쉽지만 없어요. 일부 남아있는 아카이브 역시 프로그램 기간 중 만들어진 상태에서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2차 프로그램은 마지막 성과공유회에서 ‘내가 만든 아카이브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주제가 화두로 던져지고, 이를 모든 참여자 분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면서 30분 가까이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하는 일이 있었어요. 몇몇 팀은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아카이브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나머지 작업(?)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아카이브랩은 이러한 흐름이 ‘아카이브를 사랑해 가는 단계’ 라고 생각하고, 아주 좋은 방향의 흐름이라 생각해요. 단순히 프로그램 과정의 결과물로서 아카이브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꾸고 만들어 나가야 할 무언가로 인지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의 아카이브 영역이 발전하고 활성화 되는 초석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6.
이 사업에는 멘토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멘토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각 아카이브에 대해 어떤 역할들을 해 주었는지요?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프로그램의 멘토들은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출신의 석박사 재학생과 수료생입니다. 놀랍게도 1차 프로그램의 멘토진과 2차 프로그램의 멘토진이 같은데요, 그 사이 졸업을 하신 분도 있고, 논문을 쓰시는 분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2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다들 흔쾌히 멘토를 맡아주셨어요. 사실 1차 프로그램에서 멘토진을 구성했던 것은 조금 실험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간 오픈소스 아카이브 교육을 하면서, 단방향의 소통으로 발생하는 한계, 일대 다수 구조에서 오는 다양한 불균형과 예측이 불가능한 불안정성이 있었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참여자들에게 기술적으로, 또 전문영역 관련 지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서포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차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2주 즈음 지나고서, 멘토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어요. 참여자분들이 아카이브 목표 설정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어떤 기능이 필요하고, 어떤 툴킷을 활용해야 하는지를 수월하게 정리해 내면서, 프로그램이 순항할 수 있었어요. 멘토분들은 참여자분들을 일대일로 케어하면서도, 1차 프로그램에서는 새로운 아카이브 툴킷을 찾는데 일조했고, 2차 프로그램에서는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구성해가며 누구나 쉽게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는 오메카 아카이브 시스템 가이드를 만들어 보는 등, 프로그램 내외로 많은 역할을 해 주셨다고 생각해요.
7.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사업을 서울기록원에서 지속하는 것과 관련해 그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고, 향후 바라는 점, 보완되어야 할 점, 기대되는 점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프로그램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의 ‘니즈’인 것 같아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한 참여자분이, 작년에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싶었는데 너무 늦게 알게 되어 놓쳤다면서, 올해는 놓치지 않기 위해 프로그램 공고를 계속 기다리다가 결국 참여에 성공했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아카이브라는 단어를 점점 많이 접하게 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의 이야기들을 남기는 것이 보편화 되면서, 좀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기억저장소,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이러한 관심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프로그램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속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프로그램은 해를 거듭하면서 구성의 측면으로도, 결과물의 측면으로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으로 프로그램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멘토의 양성’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 프로그램은 1차 프로그램의 멘토분들이 참여해 주시면서 더욱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지만, 그 분들이 앞으로도 매번 프로그램에 함께 하는 것은 당연히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오픈소스로 아카이브 만들기 프로그램의 교육 품질을 향상시키고 어느 정도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멘토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참여자 분들이 고민하시는 아카이브의 지속성 문제에 대해서, 만약 가능하다면 서울기록원에서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아카이브가 향후 꾸준히 관리되고 활용된다는 전제 하에, 이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적, 제정적 지원을 일부 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들은 참여자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고, 개인 아카이브 만들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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